“별아, 달은 원래부터 지구 곁에 있었어?”
별마루 화면에는 달이 환하게 떠 있었다. 형섭이가 고개를 갸웃하며 묻자, 별이가 눈을 반짝였다.
“오늘은 아주아주 오래전으로 가볼까? 별마루의 시간 창을 열게. 45억 년 전의 지구야.”
화면이 일렁이더니 지금과는 전혀 다른 지구가 나타났다. 푸른 바다도 하늘도 없이, 온통 붉게 끓는 용암 바다였다.
“이게 지구라고? 불덩이잖아!”
“갓 태어난 지구는 이렇게 뜨거웠어. 그런데 저쪽에서 뭔가 다가오고 있어.”
화면 한쪽에서 작은 붉은 점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화성만 한 천체야. 과학자들이 ‘테이아’라는 이름을 붙였어. 테이아는 지구를 비스듬히 향해 날아오고 있어.”
“설마, 부딪히는 거야?”
쾅. 화면이 눈부신 흰빛으로 가득 찼다가 서서히 걷혔다. 지구 둘레에는 뜨겁게 녹은 파편들이 고리처럼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이게 달이 태어난 이야기 중에서 가장 유력한 가설이야. ‘거대 충돌설’이라고 해. 충돌로 튀어나간 지구와 테이아의 조각들이 지구 둘레를 돌다가 서로 끌어당겨 뭉쳐서 달이 됐다는 거지.”
“가설이면 진짜인지 아닌지 모른다는 거야?”
“좋은 질문이야. 그래서 과학자들은 증거를 찾았어. 아폴로 우주비행사들이 달에서 가져온 돌이 모두 380킬로그램이 넘는데, 그 돌을 분석했더니 성분이 지구 속 깊은 곳인 맨틀과 놀랄 만큼 비슷했거든. 달이 지구의 조각으로 만들어졌다는 걸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야. 물론 아직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도 남아 있어서 연구는 계속되고 있어.”
“처음 태어난 달은 어땠어?”
“지금보다 훨씬 가까워서 하늘에 엄청 크게 보였을 거야. 그런데 달은 지금도 1년에 3.8센티미터쯤씩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어.”
“3.8센티미터면… 얼마나 느린 거야?”
“손톱이 자라는 속도랑 거의 비슷해.”
형섭이는 자기 손톱을 내려다보았다. 달이 손톱만큼씩 느리게, 하지만 멈추지 않고 멀어지고 있다는 게 신기했다.
“그때 지구의 하루도 지금이랑 똑같았을까?”
“아니, 충돌 직후의 지구는 하루가 대여섯 시간쯤이었을 거라고 추정하는 연구가 있어. 지구가 훨씬 빨리 돌았다는 거지. 달이 바닷물을 끌어당기면서 지구의 회전을 조금씩 늦춘 덕분에 하루가 지금의 24시간으로 길어졌다고 해.”
“달이 있어서 좋은 점도 있어?”
“그럼. 달의 힘으로 밀물과 썰물이 생기고, 지구의 자전축이 크게 흔들리지 않게 잡아주는 역할도 해. 지구가 계절을 안정적으로 겪는 것도 달 덕분이라고 보는 과학자들이 많아.”
“그 뒤로 45억 년 동안 달은 한 번도 지구 곁을 떠난 적이 없어.”
별이의 말에 형섭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밤 형섭이는 창가에서 달을 올려다보며 속삭였다.
“너도 그렇게 큰 충돌에서 태어났구나. 그래도 이렇게 곱게 빛나고 있네.”
집에서 해보기
쟁반에 밀가루를 2센티미터쯤 깔고, 위에서 구슬을 떨어뜨려 보세요. 가루가 사방으로 튀고 가운데가 움푹 파일 거예요. 우주에서 천체끼리 부딪힐 때도 파편이 이렇게 튀어나가요.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부모님과 함께 해보세요.
얼마나 기억했을까요?
- 달이 태어난 충돌에서 지구와 부딪힌 천체의 이름은?
- 달이 지구와 비슷한 재료로 만들어졌다는 걸 알려준 건 무엇일까요?
- 달은 지금도 1년에 약 몇 센티미터씩 지구에서 멀어질까요?
- 달이 지구에 주는 도움 두 가지는?
(정답: 1.테이아 2.아폴로 우주비행사들이 가져온 달 돌의 성분이 지구 맨틀과 비슷했어요 3.약 3.8센티미터 4.밀물·썰물을 만들고 지구 자전축을 안정적으로 잡아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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