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마루가 방금 태어난 아기별 곁을 천천히 지나가고 있었다. 별 둘레에는 납작한 접시 같은 먼지 구름이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별아, 저 별 주위에 납작한 원반이 돌고 있어! 꼭 팬케이크 같아.”
“맞아, ‘원시행성계 원반’이라고 해. 별이 태어나고 남은 가스와 먼지가 별 둘레를 돌면서 납작하게 퍼진 거야. 피자 반죽을 빙글빙글 돌리면 납작하게 펴지는 것과 비슷해.”
“저기서 행성이 만들어져?”
“응. 처음엔 먼지 알갱이들이 서로 부딪히면서 살짝살짝 붙어. 붙은 알갱이는 모래알이 되고, 모래알은 자갈이 되고, 자갈은 바위가 돼. 바위가 몇 킬로미터 크기로 커지면 ‘미행성’이라고 불러. 그다음부터는 중력이 일을 거들어. 큰 덩어리가 주변 덩어리를 끌어당기며 점점 더 커지는 거야. 이렇게 행성이 자라는 데는 수천만 년쯤 걸려.”
“먼지가 어떻게 붙어? 풀도 없는데.”
“좋은 질문이야. 과학자들도 지금 열심히 연구하는 부분이야. 아주 약한 끌어당기는 힘이 알갱이를 붙여주고, 추운 곳에서는 알갱이를 감싼 얼음 막도 접착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
별이가 화면에 사진 한 장을 띄웠다. 어린 별을 둘러싼 원반에 동그란 줄무늬가 여러 겹 겹쳐 있었다.
“이건 2014년에 칠레에 있는 커다란 전파망원경 알마(ALMA)가 찍은 어린 별 ‘HL 타우’ 사진이야. 나이테 같은 줄무늬 사이에 빈틈이 보이지? 과학자들은 그 틈에서 새로운 행성이 주변 먼지를 쓸어 담으며 자라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우와, 행성이 만들어지는 중일 수도 있다는 거네!”
“그런데 모든 행성이 똑같이 만들어지는 건 아니야. 별에 가까운 안쪽은 너무 뜨거워서 얼음은 다 날아가고 암석과 금속만 남아. 그래서 수성, 금성, 지구, 화성 같은 단단한 암석 행성이 되지. 반대로 별에서 먼 바깥쪽은 차가워서 얼음이 얼어붙을 수 있어. 얼음 덕분에 재료가 많아서 덩치가 커지고, 중력도 세져서 주변 가스까지 끌어모으면 목성이나 토성 같은 거대한 가스 행성이 되는 거야.”
“그럼 행성이 되고 남은 먼지랑 가스는 어떻게 돼?”
“새로 태어난 별이 내뿜는 빛과 바람이 남은 가스와 먼지를 멀리 날려 보내. 이 대청소가 끝나기까지 보통 수백만 년에서 천만 년쯤 걸려. 청소가 끝나면 행성들만 남아서, 지금의 태양계 같은 모습이 되는 거야.”
“그럼 지구도 처음엔 먼지였어?”
“응, 약 46억 년 전 태양 둘레의 먼지 원반에서 이렇게 만들어졌어. 형섭이가 밟고 있는 땅도, 마시는 물에 들어 있는 원소도 모두 그 먼지 알갱이들에서 시작된 거야.”
“지금 이 순간에도 우주 어딘가에서는 이런 원반이 새 행성을 키우고 있어.”
별이가 창밖의 원반을 바라보며 덧붙였다.
형섭이는 손바닥을 내려다보았다. 손에 묻은 작은 먼지 한 톨이 다시 보였다.
집에서 해보기
쟁반에 밀가루를 한 줌 담고 물을 한 방울씩 떨어뜨리며 손가락으로 살살 굴려보세요. 가루가 작은 알갱이로 뭉치고, 알갱이들이 다시 더 큰 덩어리로 붙어요. 먼지가 뭉쳐 커지는 모습을 흉내 낸 놀이예요. 실제 우주에서는 물 대신 아주 약한 끌어당기는 힘이 알갱이를 붙여준답니다.
“별이 태어나고 남은 먼지 원반에서 알갱이가 뭉쳐 미행성이 되고, 별에 가까운 곳에선 암석 행성이, 먼 곳에선 거대한 가스 행성이 자라요.”
이제 우리 차례예요
- 행성이 만들어지는 별 둘레의 납작한 먼지 구름을 뭐라고 부를까요?
- 먼지 알갱이가 뭉쳐 몇 킬로미터 크기가 된 덩어리를 뭐라고 할까요?
- 별에 가까운 곳에서는 왜 단단한 암석 행성이 만들어질까요?
(준비되면 확인해보세요: 1.원시행성계 원반 2.미행성 3.너무 뜨거워 얼음이 남지 못하고 암석과 금속만 남아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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