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마루가 화성 위를 낮게 날고 있을 때, 형섭이는 붉은 땅 위에 구불구불하게 파인 좁은 골짜기들을 발견했다. 마른 강바닥처럼 보이는 그 무늬는 지평선 너머까지 길게 이어져 있었다.
“별아, 저기 땅에 파인 저 줄무늬들 좀 봐. 꼭 강물이 흘러갔던 자국 같아.”
“형섭이 눈썰미가 좋네. 과학자들도 저 무늬를 보고 똑같은 생각을 했어. 아주 먼 옛날, 화성에는 진짜로 물이 흘렀을 거라고 보고 있거든.”
“진짜 물이 있었어? 지금은 이렇게 메마르고 붉은 사막인데?”
“응. 화성 탐사 로버들이 땅을 파보니까, 물이 있어야만 생길 수 있는 자갈이랑 광물들이 발견됐어. 옛날에는 화성에도 호수나 강, 어쩌면 커다란 바다까지 있었을 거라고 짐작하고 있어.”
형섭이는 창문에 바짝 붙어 메마른 골짜기를 내려다보았다. 지금은 먼지만 날리는 이 땅에 예전엔 정말 물이 찰랑거렸을지도 모른다니, 잘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근데 그 많던 물은 다 어디로 간 거야?”
“화성은 지구보다 작고 가벼워서 중력도 약하고, 게다가 얼마 전에 얘기했던 자기장 방패도 지금은 거의 사라졌거든. 그래서 오랜 세월 태양풍한테 공기를 조금씩 빼앗기면서, 물도 우주 밖으로 서서히 날아가 버리거나 땅속 깊이 얼음으로 숨어버린 거야.”
“아, 지구를 지켜주던 그 초록색 방패 얘기구나. 화성은 그게 없어져서 이렇게 된 거네.”
“맞아. 화성도 아주 먼 옛날에는 지구처럼 자기장 방패가 있었을 거라고 봐. 근데 화성 한가운데가 지구보다 먼저 식어버리면서 그 방패도 점점 약해지다가 결국 거의 사라진 거지. 방패가 없어지니까 태양풍을 그대로 맞으면서, 물도 공기도 조금씩 우주로 빠져나간 거고.”
“그럼 지금 화성에는 물이 하나도 없어?”
“완전히 없는 건 아니야. 극지방 땅속이나 얼음 형태로는 아직도 물이 남아있다는 걸 로버들이 확인했어. 그래서 과학자들은 계속 화성을 살펴보고 있어. 물이 있었다는 건, 아주 먼 옛날 그곳에 어쩌면 아주 작은 생명체가 살았을 수도 있다는 뜻이니까.”
“우와, 그럼 언젠가 그 흔적을 찾을 수도 있겠다.”
“그럴 수도 있지. 지금도 로버들이 땅속 깊은 곳을 조금씩 파고들면서 그 답을 찾고 있어. 어쩌면 형섭이가 어른이 될 때쯤엔, 그 답을 우리가 알게 될지도 몰라.”
형섭이는 붉은 사막 아래 어딘가에 숨어있을 얼음을 떠올리며, 언젠가 저 땅 속 깊은 곳의 비밀이 밝혀지는 날을 상상해 보았다. 지금은 메마르고 조용한 이 붉은 행성도, 한때는 이 골짜기마다 물이 졸졸 흐르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니, 화성이 마치 아주 오래된 이야기를 품고 잠들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별마루가 골짜기를 따라 천천히 날아가는 동안, 형섭이는 창문에 가만히 손을 대고 붉은 땅에게 조용히 인사를 건넸다. 언젠가 네 안에 숨겨둔 이야기를 전부 들려줘, 하고 마음속으로 속삭이면서.
“화성에는 아주 먼 옛날 강과 호수가 있었지만, 약해진 중력과 사라진 자기장 때문에 물과 공기가 서서히 우주 밖으로 빠져나갔어요.”
이제 우리 차례예요
오늘, 누군가랑 같이 뭘 기억하는지 나눠보세요.
- 화성 땅의 구불구불한 무늬는 무엇의 흔적일까요?
- 화성의 물은 다 어디로 사라졌을까요?
- 지금 화성엔 물이 조금도 안 남아있을까요?
(준비되면 확인해보세요: 1. 아주 먼 옛날 흘렀던 강물의 흔적이에요. 2. 약한 중력과 사라진 자기장 때문에 우주로 빠져나갔어요. 3. 아니요, 극지방 땅속이나 얼음 형태로 남아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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