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준이는 아빠 손을 꼭 잡고, 두꺼운 담요를 두른 채 캄캄한 들판에 서 있었다. 하늘은 유난히 맑았고, 별들이 평소보다 훨씬 많아 보였다.
“아빠, 진짜 오늘 밤 오로라 볼 수 있어?”
“운이 좋으면. 며칠 전부터 태양에서 큰 폭발이 있었다는 소식이 있었거든, 그래서 오늘 밤이 딱 좋은 타이밍이야.”
“태양 폭발이 오로라랑 무슨 상관이야?”
“오로라는 사실 태양이 보내는 선물 같은 거야. 태양은 항상 아주 작은 입자들을 우주로 뿜어내고 있는데, 그중 일부가 지구까지 날아오거든.”
“그 입자들이 오로라를 만드는 거야?”
“정확해. 지구는 커다란 자석 같은 걸 가지고 있어서, 그 입자들이 지구를 그냥 통과하지 못하고 자기장을 따라 북극이나 남극 쪽으로 끌려가.”
“그럼 왜 하필 거기서만 보여?”
“그 입자들이 도착하는 곳이 바로 거기니까. 거기서 입자들이 공기 중의 산소랑 질소 알갱이들이랑 부딪히면서, 그 알갱이들이 에너지를 받아 반짝이기 시작해.”
“부딪혀서 반짝인다고?”
“응, 형광등이 켜지는 원리랑 비슷해. 산소랑 부딪히면 초록색이나 빨간색 빛이 나고, 질소랑 부딪히면 파란색이나 보라색 빛이 나.”
“그래서 오로라가 여러 색인 거구나!”
“바로 그거야. 그 색깔들이 하늘에서 커튼처럼 물결치는 게 오로라야.”
“근데 우리나라에서는 오로라 보기 힘들다고 들었는데, 오늘은 왜 볼 수 있어?”
“맞아, 보통 오로라는 위도가 아주 높은 곳, 북극에 훨씬 가까운 나라에서만 보여. 근데 태양이 이렇게 크게 폭발하면, 평소보다 훨씬 많은 입자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오로라가 나타나는 범위 자체가 넓어져. 그래서 아주 드물게, 위도가 낮은 우리나라에서도 살짝 보이는 날이 있는 거야.”
“그럼 오늘 같은 날은 진짜 특별한 거네.”
“그렇지, 몇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야.”
그 순간, 하늘 한쪽 끝에서 희미한 초록빛이 스멀스멀 번지기 시작했다.
“아빠! 저기, 저거!”
“쉿, 조용히 지켜보자.”
초록빛은 점점 넓어지더니, 마치 보이지 않는 바람에 흔들리는 커튼처럼 하늘을 가로질러 춤을 추기 시작했다. 민준이는 숨도 제대로 못 쉬고 그 빛을 바라보았다.
“이게 진짜 태양이 보낸 거라고?”
“응, 방금 본 그 빛은, 태양을 떠난 지 겨우 며칠밖에 안 된 입자들이 만든 거야. 우리가 낮에 쬐는 햇빛보다 훨씬 최근에 태양을 떠난 거지.”
“신기하다. 국제우주정거장 우주비행사들도 이거 볼 수 있어?”
“볼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 훨씬 특별하게 봐. 우리는 오로라를 커튼처럼 옆에서 올려다보지만, 우주정거장에 있는 사람들은 위에서 내려다봐서, 마치 초록빛 고리가 지구를 통째로 감싸고 있는 것처럼 보인대.”
“우와, 같은 오로라인데 보는 위치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보이는구나. 아빠는 이거 몇 번 봤어?”
“오늘이 세 번째야. 근데 볼 때마다 처음 보는 것처럼 신기해.”
민준이는 아빠 옆에 딱 붙어서, 하늘이 춤추는 걸 오래도록 올려다보았다.
“태양이 보낸 아주 작은 입자들이, 지구의 자기장을 따라 극지방으로 모여들면서 하늘에 초록빛과 보랏빛 커튼을 그려요.”
이제 우리 차례예요
오늘 밤, 누군가랑 같이 뭘 기억하는지 나눠보세요.
- 오로라를 만드는 입자는 어디서 올까요?
- 그 입자들이 왜 북극·남극 근처에서만 보일까요?
- 오로라 색깔이 초록색이나 보라색인 이유는 뭘까요?
(준비되면 확인해보세요: 1. 태양에서 와요. 2. 지구 자기장이 입자들을 그쪽으로 끌어당기기 때문이에요. 3. 입자가 산소나 질소랑 부딪히면서 나오는 색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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