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마루가 창백한 청록빛 행성으로 다가갔다. 맑고 투명한 하늘색 구슬 같은 행성이었는데, 어딘가 이상했다. 가느다란 고리가 위아래로 우뚝 서 있었다.
“별아, 저 행성은 고리가 서 있어! 토성은 고리가 누워 있었는데.”
“맞아, 고리가 서 있는 게 아니라 행성이 누워 있는 거야. 여기는 천왕성이야. 다른 행성들은 팽이처럼 거의 똑바로 서서 도는데, 천왕성은 옆으로 누운 채 굴러가는 공처럼 태양 둘레를 돌아.”
“왜 누워 있어?”
“아주 오래전에 커다란 천체와 세게 부딪혔을 거라고 생각하는 과학자들이 많아. 확실하진 않지만 그럴듯한 설명이야.”
“옆으로 누워 있으면 뭐가 달라져?”
“계절이 엄청 이상해져. 천왕성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데 지구 나이로 84년이 걸려. 그런데 누워 있어서 북극과 남극이 번갈아 태양을 정면으로 바라보게 돼. 그래서 극지방에서는 42년 동안 해가 지지 않는 낮이 계속되고, 그다음 42년 동안은 해가 뜨지 않는 밤이 계속돼.”
“42년이나? 우리 아빠 나이만큼이잖아!”
“하하, 맞아. 천왕성에서는 한 계절이 21년이야. 천왕성에서 태어난 아이는 첫 계절이 끝나려면 스무 살이 넘어야 해.”
별이가 화면에 오래된 그림 한 장을 띄웠다. 작은 망원경 옆에 앉은 사람의 모습이었다.
“이 행성을 찾아낸 사람은 1781년 영국의 윌리엄 허셜이야. 원래는 음악가였는데, 밤하늘이 너무 좋아서 직접 망원경을 만들어 별을 봤어. 어느 날 밤, 별처럼 반짝이는 점이 아니라 작고 동그란 원반처럼 보이는 이상한 천체를 발견했지. 처음엔 혜성인 줄 알았대.”
“그런데 행성이었던 거네?”
“응. 몇 달을 지켜봤더니 꼬리도 없고 동그란 길을 따라 도는 행성이었어. 눈으로 볼 수 있던 다섯 행성 말고, 망원경으로 처음 찾아낸 새 행성이었지. 그때까지 사람들은 태양계가 토성까지라고 믿었는데, 하루아침에 태양계가 두 배로 넓어진 거야.”
“우와, 이름도 허셜 거야?”
“허셜은 그때 영국 왕이었던 조지 3세의 이름을 붙이고 싶어 했어. 하지만 다른 나라 과학자들이 반대했고, 결국 하늘의 신 ‘우라노스’의 이름을 따서 천왕성이 됐어.”
“그럼 천왕성에 가까이 가본 우주선도 있어?”
“딱 하나 있어. 1986년에 보이저 2호가 천왕성 곁을 스쳐 지나갔어. 지금도 천왕성을 가까이에서 찍은 사진은 그때 것뿐이야. 보이저 2호는 새 위성도 열 개나 찾아냈는데, 그중 미란다라는 위성에는 에베레스트산보다 두 배 넘게 높은 절벽도 있어.”
“그래도 아직 모르는 게 많네.”
“맞아, 천왕성은 수수께끼가 많은 행성이야. 목성이나 토성처럼 가스가 대부분인 행성과 달리, 물과 암모니아, 메탄이 얼어붙은 얼음 물질이 많아서 ‘얼음 거인’이라고 부르기도 해.”
형섭이는 창밖의 푸른 구슬이 아직 풀리지 않은 비밀을 품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별아, 다음은 어디야?”
“드디어 태양계의 마지막 행성이야. 지금까지 본 곳 중에서 가장 멀고, 가장 거센 바람이 부는 곳이지.”
별마루가 속도를 높이자 창밖의 푸른 구슬이 서서히 작아졌다. 그 너머 어둠 속에서 깊고 짙은 파란빛이 희미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다음 이야기에서 계속됩니다 — 7화. 해왕성, 태양계의 마지막 행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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