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마루의 화면에 방금 도착한 사진 한 장이 떠올랐다. 온통 붉고 노란 빛이 소용돌이치는, 형섭이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낯선 풍경이었다. 마치 누군가 붓으로 우주에 커다란 구름 그림을 그려놓은 것 같았다.
“별아, 이거 무슨 사진이야? 완전 다른 세상 같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찍어서 보내온 사진이야. 우리 눈에는 안 보이는 아주 오래되고 먼 우주의 모습을 담은 거지.”
“우리 눈에는 왜 안 보여?”
“이 망원경은 적외선이라는, 사람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빛을 봐. 별과 행성 사이에 낀 먼지구름은 우리가 보는 보통 빛은 다 막아버리는데, 적외선은 그 먼지를 뚫고 지나갈 수 있거든. 그래서 우리 눈에는 캄캄한 곳도, 이 망원경한테는 환하게 보이는 거야. 마치 두꺼운 커튼을 사이에 두고도 따뜻한 온기는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야.”
형섭이는 사진 속으로 빨려 들어갈 듯 오래 들여다보았다. 흐릿한 기둥처럼 보이는 구름 속에서, 작은 별들이 하나둘 태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근데 이 망원경은 왜 이렇게 먼 곳까지 보려고 하는 거야?”
“멀리 있는 걸 본다는 건 사실 옛날 모습을 본다는 뜻이기도 하거든. 과학자들은 우주가 아주 먼 옛날에 어떻게 시작됐는지 알고 싶어 해. 그래서 이 망원경으로 최대한 멀리, 최대한 오래된 빛을 찾아서 우주의 어린 시절 사진을 모으고 있는 거야.”
“그럼 이 사진, 지금 이 순간의 모습이야?”
“아니, 그게 제일 신기한 부분이야. 빛이 이 망원경까지 오는 데 몇억 년이 걸렸거든.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보는 건 몇억 년 전, 아주 먼 옛날의 우주 모습이야. 이 망원경은 사진기이면서 동시에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타임머신인 셈이지.”
“우와… 그럼 지금 이 순간 저기는 완전히 다른 모습일 수도 있겠다.”
“맞아. 어쩌면 저 별들은 지금 이미 다 자라서 반짝이고 있을지도 몰라. 우리는 그저 아주 오래전에 출발한 편지를 이제야 받아본 셈이야.”
“근데 이 망원경은 지구 옆에 딱 붙어있는 거 아니야? 왜 이렇게 먼 우주 사진을 보내주는 거야?”
“사실 이 망원경은 지구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자리에 혼자 떠 있어. 지구나 태양의 따뜻한 열기가 조금이라도 닿으면 정밀한 적외선 눈이 흐트러지거든. 그래서 일부러 아주 멀리, 아주 춥고 조용한 자리를 골라서 그곳에서 눈을 크게 뜨고 우주를 바라보고 있는 거야.”
형섭이는 화면 속 낯선 풍경을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 몇억 년 전에 보낸 빛이 지금 자신의 눈앞에 닿아 있다는 사실이, 마치 아주 커다란 비밀 하나를 건네받은 것처럼 느껴졌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저 멀리서는 새로운 빛이 계속 출발하고 있을 거고, 그 빛은 아주 먼 훗날 누군가에게 또 다른 편지가 되어 도착할 것이다. 형섭이는 그 편지를 받을 사람이 어쩌면 아주 먼 미래의 자기 자신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씩 웃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적외선으로 먼지구름 너머를 보기 때문에, 몇억 년 전 아주 먼 우주의 모습을 지금 우리에게 보여줘요.”
이제 우리 차례예요
오늘, 누군가랑 같이 뭘 기억하는지 나눠보세요.
- 이 망원경은 어떤 빛을 볼까요?
- 먼지구름 속까지 볼 수 있는 이유는 뭘까요?
- 지금 보는 먼 우주 사진은 사실 언제 모습일까요?
(준비되면 확인해보세요: 1. 사람 눈에 안 보이는 적외선이에요. 2. 적외선은 먼지를 뚫고 지나갈 수 있어서예요. 3. 빛이 오는 데 오래 걸려서 몇억 년 전 모습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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