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섭이는 겨울마다 밤하늘에서 제일 먼저 찾던 오리온자리를, 여름 밤하늘에서는 아무리 눈을 크게 뜨고 찾아도 볼 수가 없었다. 분명 겨울에는 저기 세 개의 별이 나란히 허리띠처럼 반짝이고 있었는데, 지금은 그 자리에 낯선 별들만 흩어져 있었다.
“별아, 겨울에는 분명 저기 있었는데, 오리온자리가 어디 갔지? 진짜로 사라진 건 아니겠지?”
“오리온자리는 사라진 게 아니야. 지금은 낮에 태양이랑 같은 방향에 있어서 우리 눈에 안 보이는 것뿐이야.”
“태양이랑 같은 방향에 있으면 왜 안 보여?”
“태양 빛이 너무 밝아서 별빛을 다 가려버리거든. 낮에는 하늘에 별이 다 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냥 태양빛에 묻혀서 안 보이는 거랑 똑같은 거야. 오리온자리도 지금은 태양이 있는 쪽 하늘에 있어서, 밤이 돼도 그쪽 하늘은 이미 태양을 따라 낮 쪽으로 넘어가 있는 거지.”
형섭이는 별마루 조종석에 올라 지구가 태양 둘레를 도는 궤도를 지도로 살펴보았다.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동안, 밤하늘에 펼쳐지는 별자리도 계절마다 조금씩 자리를 바꾸고 있었다.
“그러니까 지구가 도니까 우리가 밤에 보는 방향도 계속 바뀌는 거구나.”
“맞아. 겨울에 우리가 밤에 바라보는 하늘 방향과, 여름에 바라보는 방향은 완전히 반대쪽이거든. 그래서 겨울엔 오리온자리가 밤하늘의 주인공이 됐다가, 여름이 되면 그 자리를 전갈자리 같은 다른 별자리한테 넘겨주는 거야. 마치 별자리들이 순서를 정해서 돌아가며 무대에 오르는 것처럼 말이야.”
“그럼 별자리들은 다 같은 하늘에 있는 건데, 우리가 지구를 타고 돌면서 보는 방향만 바뀌는 거네?”
“바로 그거야. 별들은 거의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 움직이는 건 우리 쪽이지. 지구라는 커다란 무대차를 타고 일 년 내내 천천히 돌면서,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계절마다 바뀌는 거랑 똑같은 거야.”
“그럼 오리온자리는 겨울이 되면 다시 돌아와?”
“당연하지. 지구가 한 바퀴를 다 돌면, 우리는 또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되니까. 오리온자리는 매년 겨울마다 정확히 같은 자리에서 형섭이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그럼 옛날 사람들도 이런 걸 알고 있었어?”
“물론이지. 오래전 농부들이나 뱃사람들은 달력이 없어도 밤하늘만 보고 지금이 무슨 계절인지 알 수 있었어. 오리온자리가 뜨면 겨울이 가까워졌다는 뜻이고, 전갈자리가 보이면 여름이라는 걸 알았거든. 별자리는 사람들한테 시계이자 달력 같은 역할을 해준 셈이야.”
형섭이는 마음이 놓였다. 잠깐 안 보인다고 사라진 게 아니라, 그저 지구가 그만큼 커다랗게 한 바퀴를 돌고 있다는 뜻이었다. 여름 밤하늘 어딘가에서 오리온자리도 지금쯤 태양 옆에서 조용히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낯설게만 느껴지던 여름 별자리들도 왠지 반갑게 느껴졌다. 옛날 뱃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형섭이도 이제 밤하늘만 올려다봐도 계절이 얼마나 지났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음 겨울, 오리온자리를 다시 만나면 이번엔 꼭 오래 기다렸다고 인사를 건네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구가 태양 둘레를 도는 동안 밤에 바라보는 방향이 계절마다 바뀌기 때문에, 별자리도 계절마다 다르게 보였다가 다시 돌아와요.”
이제 우리 차례예요
오늘, 누군가랑 같이 뭘 기억하는지 나눠보세요.
- 겨울 오리온자리가 여름엔 왜 안 보일까요?
- 별자리가 계절마다 바뀌는 진짜 이유는 뭘까요?
- 사라진 오리온자리는 다시 볼 수 있을까요?
(준비되면 확인해보세요: 1. 태양과 같은 방향에 있어 태양빛에 가려서예요. 2. 지구가 태양을 돌며 밤에 보는 방향이 바뀌어서예요. 3. 네, 지구가 한 바퀴 돌면 다음 겨울에 돌아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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