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남기고 간 마지막 빛

Simple soft 3D render, low detail, a small cute star bursting into soft glowing light with tiny sparkling fragments spreading outward, dark navy background with a few stars, clean and light, children's illustration

작성자

카테고리:

형섭이는 오늘도 별마루의 둥근 창가에 서 있었다. 별이가 알려준 자리에는 어제까지만 해도 없던 밝은 점 하나가 새롭게 반짝이고 있었다.

그 빛은 사실 별이 태어나는 순간의 빛이 아니었다. 아주 커다란 별 하나가 기나긴 삶을 다 살아내고, 마지막으로 남기는 빛이었다. 수백만 년 동안 조용히 자리를 지키던 별이, 생의 마지막 순간에 온 힘을 다해 한 번 크게 터져 오른 것이다. 사람들은 이 순간을 초신성이라고 부른다.

놀랍게도 그것은 슬픈 순간이 아니었다. 별은 사라지기 직전, 겨우 몇 주 동안 은하 전체를 통틀어 가장 눈부신 빛을 내뿜는다. 아주 먼 옛날에는 이런 빛이 대낮에도 하늘에서 보일 만큼 밝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별마루는 그 빛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형섭이는 창문에 이마를 가만히 대고, 폭발하듯 퍼져나가는 반짝임을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별을 이루던 재료들은 그렇게 완전히 사라지는 게 아니다. 철과 금과 탄소 같은 것들이 우주 사방으로 멀리멀리 흩어져 날아간다. 그리고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면, 그 흩어진 조각들이 다시 모여 새로운 별이 되고, 새로운 행성이 되고, 어쩌면 누군가의 몸속 작은 부분이 되기도 한다.

형섭이의 몸속에 있는 탄소와 철분도 마찬가지였다. 아주 먼 옛날, 이름 모를 어떤 별이 오늘처럼 마지막 빛을 내뿜으며 우주에 뿌려준 것들이었다. 그러니까 형섭이는, 별이 남기고 간 선물로 만들어진 아이인 셈이다.

우리의 태양은 이렇게 요란하게 터지지는 않을 것이다. 초신성이 되기에는 너무 작은 별이기 때문이다. 태양은 아주 먼 훗날, 조용히 부풀어 올랐다가 서서히 식어가며 잠들듯 생을 마칠 것이다. 어떤 별은 이렇게 크게 터지고, 어떤 별은 저렇게 조용히 잠든다.

별의 마지막 빛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주 저편을 향해 쉬지 않고 날아가고 있다. 어쩌면 몇만 년, 몇억 년이 지난 뒤에 아주 먼 곳에 사는 누군가가 바로 오늘 이 순간의 빛을 올려다보게 될지도 모른다.

형섭이는 자기 손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손끝 하나하나가 문득 조금 특별하게 느껴졌다. 저 멀리서 반짝이는 별은 사라지고 있는 게 아니라, 아주 긴 여행을 떠나고 있는 것 같았다. 언젠가 새로운 별로, 어쩌면 또 다른 아이의 몸속 별빛으로 다시 태어날 여행을.

“아주 큰 별은 삶을 다하면 초신성으로 크게 터지고, 그 재료들이 우주로 퍼져 새로운 별과 행성, 그리고 우리 몸의 일부가 됩니다.”

이제 우리 차례예요

오늘, 누군가랑 같이 뭘 기억하는지 나눠보세요.

  1. 아주 커다란 별이 삶을 마치며 크게 터지는 순간을 뭐라고 부를까요?
  2. 별이 터지면서 흩어진 재료들은 시간이 지나면 무엇이 될 수 있을까요?
  3. 우리 태양은 왜 초신성이 되지 않을까요?

(준비되면 확인해보세요: 1. 초신성이에요. 2. 새로운 별이나 행성, 혹은 우리 몸의 일부가 될 수 있어요. 3. 초신성이 되기엔 태양이 너무 작은 별이기 때문이에요.)

함께 읽으면 좋은 우주 이야기

코멘트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