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마루가 국제우주정거장 옆에 살며시 붙었다. 문이 열리자 형섭이의 몸이 스르르 떠올랐다.
“우와! 나 떠 있어! 여긴 중력이 하나도 없나 봐!”
“하하, 그게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오해야. 우주정거장이 도는 높이는 지구 위 400킬로미터쯤인데, 그곳에도 지구 중력은 땅 위의 90퍼센트나 남아 있어.”
“그런데 왜 이렇게 둥둥 떠?”
“사실 우리는 지금 계속 떨어지고 있거든.”
“떨어지고 있다고? 그런데 왜 바닥에 안 닿아?”
별이가 화면에 높은 산꼭대기에서 공을 던지는 그림을 띄웠다.
“공을 던지면 앞으로 날아가다가 결국 땅에 떨어지지? 세게 던질수록 더 멀리 가. 그런데 지구는 둥글어서, 공을 엄청나게 빠르게 던지면 공이 떨어지는 동안 땅도 둥글게 휘어서 멀어져. 그러면 공은 계속 떨어지는데도 땅에 닿지 못하고 지구 둘레를 빙글빙글 돌게 돼.”
“그럼 우주정거장이 바로 그 공이야?”
“맞아. 우주정거장은 시속 2만 8천 킬로미터로 날아서, 떨어지는 만큼 땅이 휘어 사라지는 거야. 그래서 정거장이랑 그 안의 우주비행사, 물건이 전부 똑같이 떨어지고 있고, 서로를 누르는 힘이 없으니까 둥둥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거야. 이런 상태를 ‘자유낙하’라고 해. 그래서 과학자들은 ‘무중력’보다 ‘미세중력’이라고 부르기도 해.”
형섭이는 놀이기구가 쑥 떨어질 때 배가 간질간질하던 기분이 떠올랐다.
“그거랑 비슷한 느낌이야?”
“같은 원리야. 롤러코스터가 내려갈 때 몸이 붕 뜨는 느낌이 드는 것도,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내려갈 때 몸이 가벼워지는 것도 같아. 우주정거장에서는 그 느낌이 계속 이어지는 거지.”
“지구에서도 이렇게 떠볼 수 있어?”
“응, 비행기가 포물선을 그리며 쑥 떨어지는 동안 20초쯤 둥둥 뜰 수 있어. 우주비행사들이 훈련할 때 쓰는 방법이야. 그 짧은 시간도 자유낙하라서 우주정거장 안과 똑같아.”
“그럼 물은? 컵에 따를 수 있어?”
“물은 동그란 방울이 돼서 공중에 둥둥 떠. 그래서 우주비행사들은 봉지에 든 물을 빨대로 마셔.”
“그럼 울면 눈물은 어떻게 돼?”
“눈물도 아래로 흐르지 못하고 눈 위에 동그랗게 맺혀 있어. 촛불도 위로 솟지 못하고 동그란 공 모양의 푸른 불꽃이 돼. 뜨거운 공기가 위로 올라가는 것도 중력 덕분이거든.”
“몸에도 달라지는 게 있어?”
“있어. 몸이 눌리지 않으니까 척추가 늘어나서 키가 몇 센티미터쯤 커져. 지구로 돌아오면 원래대로 돌아오고. 대신 뼈와 근육이 약해지기 쉬워서, 우주비행사들은 하루에 두 시간 넘게 꼭 운동을 해야 해.”
형섭이는 두 팔을 활짝 벌려 천천히 한 바퀴 돌았다. 몸이 하늘을 나는 새처럼 가벼웠다.
집에서 해보기
페트병 옆면에 작은 구멍을 한 개 뚫고(어른과 함께 하세요), 물을 가득 채워 구멍을 손가락으로 막으세요. 욕실이나 마당에서 손가락을 떼면 물이 쭉 새어 나와요. 이번에는 병을 높이 들었다가 그대로 떨어뜨려 보세요. 떨어지는 동안에는 물줄기가 멈춰요. 병과 물이 같이 떨어지고 있어서, 우주정거장 안과 같은 상태가 잠깐 만들어지기 때문이에요.
“우주정거장이 둥둥 뜨는 건 중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지구 둘레를 계속 떨어지고 있어서 안의 모든 것이 함께 떨어지는 ‘자유낙하’ 상태이기 때문이에요.”
이제 우리 차례예요
- 우주정거장이 있는 높이에도 지구 중력은 얼마나 남아 있을까요?
- 우주정거장 안이 둥둥 뜨는 상태를 뭐라고 부를까요?
- 우주정거장은 왜 땅에 떨어지지 않을까요?
(준비되면 확인해보세요: 1.땅 위의 약 90퍼센트예요 2.자유낙하(미세중력)예요 3.엄청 빨라서 떨어지는 만큼 땅이 둥글게 휘어 멀어지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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