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마루가 목성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형섭이는 그 크기에 점점 더 압도되었다. 창문 전체를 가득 채우고도 모자랄 만큼 거대한 행성이었다.
“별아, 진짜 크다… 이게 얼마나 큰 거야?”
“목성은 태양계에서 제일 큰 행성이야. 다른 모든 행성을 다 합친 것보다도 두 배 넘게 무거워. 지구 같은 행성을 천 개 넘게 집어넣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지.”
형섭이는 입이 떡 벌어진 채 표면을 가득 채운 줄무늬와 소용돌이들을 바라보았다.
“저 줄무늬들, 다 구름이야?”
“맞아. 저건 서로 반대 방향으로 부는 거대한 바람 띠들이 만든 무늬야. 그리고 저기 저 커다랗고 붉은 소용돌이, 기억나?”
형섭이의 눈이 반짝였다.
“어! 저거 대적점이잖아! 지구보다 더 큰 폭풍이라고 했었지.”
“잘 기억하고 있네. 근데 오늘은 다른 걸 보여주고 싶어. 저 줄무늬들이 왜 저렇게 빠르게 소용돌이치는지 알아?”
“음… 바람이 세서?”
“그것도 맞는데,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어. 목성은 이렇게 거대한데도, 자기 자신을 중심으로 도는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 하루가 겨우 10시간 정도밖에 안 되거든.”
“뭐? 지구보다 훨씬 큰데 하루는 더 짧다고?”
“응, 태양계 행성 중에 자전 속도가 제일 빨라. 그렇게 빠르게 돌다 보니까 표면의 구름들이 옆으로 길게 늘어지면서 저런 줄무늬 모양이 만들어지는 거야. 거대한 몸집이 그렇게 빨리 돌면, 당연히 날씨도 훨씬 사납고 격렬해지겠지?”
형섭이는 소용돌이치는 구름들을 다시 바라보았다. 아까보다 훨씬 역동적으로 느껴졌다.
별마루가 목성 주위를 천천히 선회하는 동안, 형섭이는 문득 소행성대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별아, 아까 소행성대에서 그랬잖아. 목성 중력 때문에 거기 돌덩이들이 행성이 못 됐다고. 근데 그 중력, 나쁜 것만은 아니지?”
“오히려 정반대야. 목성의 그 엄청난 중력은 태양계 안쪽을 지켜주는 방패 역할도 해. 저 멀리서 날아오는 혜성이나 커다란 소행성들을, 지구에 닿기 한참 전에 목성이 자기 쪽으로 끌어당겨서 대신 맞아주는 경우가 많거든.”
“우와, 그럼 목성이 우리 대신 맞아준 적도 있어?”
“실제로 1994년에, 슈메이커-레비 9라는 혜성이 쪼개져서 목성 표면에 연달아 충돌한 적이 있어. 그때 충돌 자국 하나하나가 지구보다도 컸을 정도로 엄청난 사건이었어. 만약 그 혜성이 목성 대신 지구 쪽으로 왔다면 어떻게 됐을지, 상상하기도 어려워.”
형섭이는 거대한 행성을 다시 올려다보았다. 사나운 폭풍을 품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저 멀리서 날아오는 위험을 몸으로 막아주는 존재라는 게 새삼 다르게 느껴졌다.
“그럼 목성한테 고마워해야겠다.”
“그렇게 생각하면 꽤 든든한 이웃이지.”
별마루가 목성을 뒤로 하고 다시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별아, 다음은 어디야?”
“목성만큼 유명한, 또 다른 거대 행성이야. 이번엔 고리를 두른 모습으로.”
형섭이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토성 고리 이야기는 이미 들었지만, 직접 눈으로 보는 건 또 다른 느낌일 것 같았다.
(다음 이야기에서 계속됩니다 — 5화. 토성, 얼음 고리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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